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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실격 파동·신아람 멈춰버린 1초…오심으로 얼룩진 런던

영국 런던에서만 세 번째 개최된 2012년 올림픽은 '오심 올림픽'이라는 오명을 씻기 어려울 듯하다.  런던올림픽은 지난달 27일 개막과 함께 판정 논란이 끊이질 않으며 시끄러웠다.  지난 4년간 흘린 선수들의 피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판정과 경기 운영으로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서 심판이나 관련 경기단체, 조직위원회 등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대회 초반 판정 논란의 피해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집중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첫 희생양은 지난달 28일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경기에 출전한 박태환(SK텔레콤)이었다. 그는 예선에서 전체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냈지만 출발대 위에서 먼저 몸을 움직였다는 불명확한 이유로 실격처분을 받았다.  우리 선수단의 두 차례에 걸친 이의제기로 4시간여 만에 판정은 번복됐지만 박태환이 그날 오후 바로 치러진 결승전 준비를 제대로 했을 리 만무했다.  그래도 박태환은 '실격파동'을 딛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튿날에는 유도장에서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조준호(한국마사회)가 에비누마 마사시(일본)와의 남자 66㎏급 8강에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가 심판위원장이 3심을 불러 재심을 요구하자 결국 판정이 뒤집힌 것이다.  국제유도연맹은 "잘못된 판정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강변했지만 일본의 교도통신조차 "'바보 삼총사' 영화를 패러디한 것처럼 3명의 심판이 잠깐의 회의를 마치고 처음 내린 판정을 번복했다"고 비꼬았다.  대회 사흘째인 지난달 30일에는 펜싱에서 부실한 규정과 경기운영이 어우러진 최대 오심 사고가 벌어졌다.  신아람(계룡시청)이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의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연장전 1초를 남기고 세 번의 공격을 막아냈으나 네 번째 공격을 허용해 5-6으로 졌다.  네 번의 공격이 이뤄지는 동안 긴 시간이 흘렀으나 '1초'는 줄어들지 않았다.  비긴 채 경기를 마쳤다면 신아람이 경기 시작 전에 얻은 어드밴티지로 결승에 오를 수 있었지만 엿가락처럼 늘어진 1초 때문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AFP 통신은 이 경기를 역대 올림픽에서 일어난 주요 판정 시비 다섯 사례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일어난 일로 거론하고 '신아람이 흘린 통한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멈춰버린 1초' 사건 후 대한체육회는 신아람의 의사는 묻지도 않고 특별상을 주겠다는 국제펜싱연맹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다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오심에 운 것은 우리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남자 체조 단체전에서는 심판이 일본 팀의 점수를 잘못 계산해 우크라이나에 동메달을 줬다가 빼앗은 일도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수영 남자 200m 자유형 시상식에서는 박태환과 쑨양(중국)이 공동 은메달을 획득했는데도 중국 국기를 태극기보다 내려 달아 중국인들이 분노하기도 했다.

2012-08-13

'톱5' 스포츠 강국 코리아…금 13·은 8·동 7개 종합 5위

런던 올림픽이 12일 오후 열전 17일간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미국이 금메달 46개로 종합 1위를 차지,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8년만에 1위자리를 탈환했다.  1위는 금메달 38개를 기록한 중국, 3위는 금메달 29개의 개최국 영국이 각각 차지했다.  감동과 흥분의 도가니를 연출했던 올림픽은 오판 시비도 많이 남긴 채 막을 내렸고, 다음 대회 개최지인 2016년 브라질 대회를 기약하며 폐회했다.  한국 선수단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 13개·은 8개·동 7개(총 28개)로 종합 5위에 올라 역대 원정 올림픽 최고 순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은 12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결승에서 한순철이 은메달을 추가를 마지막으로 열엿새 동안 이어진 메달 레이스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애초 목표로 내세운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순위 10위 이내)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종합 5위를 차지했다.  종합 5위는 한국이 원정으로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가장 좋은 순위다.  한국은 안방에서 치러진 1988년 서울 대회에서 금 12개·은 10개·동 11개(총 33개)의 메달을 따내 종합 4위를 차지하며 역대 올림픽을 통틀어 최고 순위를 작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 13개에 5위를 차지한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금 13개·종합 7위)와 최다 금메달 타이를 이루며 2개 대회 연속 '10-10' 달성에 성공, 스포츠 강국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2012-08-13

'러닝맨' 볼트에 흥분…'개그맨' 볼트에 열광

'그는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1년 365일 빼곡한 훈련 일정을 소화하며 몸에 안 좋은 음식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숱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도 튀거나 화려한 세리머니를 하는 법이 없다. 인터뷰할 때도 겸손한 말만 하고 파장을 일으킬 만한 발언은 극도로 삼간다'.  우사인 볼트(26.자메이카)는 이런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치킨 너깃 등 패스트푸드를 입에 달고 살고 온갖 기행(奇行)을 일삼는다. 대회에서 우승할 때마다 준비해 온 세리머니를 펼치며 사람들의 관심과 주목을 즐긴다. "나는 전설이다"라는 둥 겸손함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뱉어낸다. 그런데 그게 그의 인기 비결이다. 사람들은 재능을 타고난 엉뚱한 천재의 기행에 열광한다.  지난 9일 런던에서는 육상의 역사가 새로 씌어졌다. 볼트는 이날 200m 결승에서 19초32를 찍고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기록(9초63)을 세우며 1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지 나흘 만이다. 이로써 볼트는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100m와 200m에서 연속 우승을 달성한 최초의 육상선수가 됐다. 볼트는 200m를 우승하면서도 팬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그는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상체를 꼿꼿이 들고 속도를 현저히 늦췄다. 볼트의 뒤에서 조금이라도 순위를 끌어올리려고 가슴을 내밀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볼트는 골인 후에도 푸시업을 하면서 아직도 힘이 남았다는 '시위'를 했다. 그 순간 런던의 올림픽파크는 함성으로 뒤덮였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중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쏟아낸 소리였다. 주경기장은 경기 전 이미 만원이었고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올림픽파크 안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들었다. 파크 안에 있는 쇼핑몰 TV 앞도 인산인해였다. 쇼핑몰에서 만난 스웨덴인 프레드릭(42)은 볼트의 푸시업을 따라 하면서 "나는 그의 위트가 마음에 든다. 이토록 따분하지 않고 유쾌한 육상선수는 없었다"고 즐거워했다. 볼트는 경기 후에 "올림픽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이뤘다. 난 이제 전설이 됐다"고 기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칼 루이스(미국)처럼 네 번 연속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도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런던=장주영 기자

2012-08-10

영국 한복판에 휘날린 아일랜드 국기

케이티 테일러(26.사진)가 런던 올림픽에서 아일랜드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장소와 메달 모두 의미가 컸다.  테일러는 10일 엑셀 런던 사우스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복싱 라이트급(56~60㎏) 결승에서 소피아 오치가바(25.러시아)에게 10-8 판정승을 거뒀다. 아일랜드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금 3개) 이후 16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얻었다. 대회 장소는 영국과 잉글랜드의 수도 런던. 1801년부터 1912년까지 잉글랜드의 통치를 받았고 이후 10여 년(1912~22년)의 독립전쟁을 통해 자치국가로 일어선 아일랜드에는 상징적인 메달이었다.  여자복싱은 런던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에 진입했다. 여자복싱 첫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는 영국의 니콜라 애덤스(29.플라이급)에게 돌아갔다. 애덤스를 향한 자국 팬들의 박수 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곧바로 "아일랜드 케이티"를 외치는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테일러는 대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혔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네 차례 유럽선수권에서 다섯 차례 정상에 올랐다. '스타성'도 뛰어나다. 테일러는 여자 축구대표 선수로도 활약하며 2007년 4월 헝가리와의 유럽선수권 예선전 2008년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었다. 가수 타이니 템파(24)의 앨범에 래퍼로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테일러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은 복싱"이라고 했다. 98년 아마추어 복서인 아버지의 권유로 복싱을 시작한 테일러는 2005년 유럽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받았고 곧 아일랜드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아일랜드는 테일러를 런던 올림픽 기수로 선정했다.  테일러는 경기 뒤 "올림픽 금메달은 평생 키워온 꿈이었다. 훌륭한 롤 모델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시상식에서 아일랜드 국가를 듣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아이리시 타임스는 "관중석에 있는 수천 명의 아일랜드 팬은 열광했고 '여왕' 케이티가 밝게 웃었다. 영국의 왕세손비 케이트 미들턴은 (아일랜드) 국가가 나오기 전에 경기장을 떠났고 앤 공주와 닉 클레그 부총리는 시상식을 지켜봐야 했다"고 전했다. 하남직 기자

2012-08-10

미국 여자 400 계주 세계신기록 우승

미국이 2012년 런던올림픽 육상 여자 400 계주에서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티아나 매디슨 앨리슨 펠릭스 비안카 나이트 카멜리타 지터 순으로 달린 미국 여자 계주팀은 10일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결승에서 40초82라는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끊었다. 미국이 이 종목 정상을 되찾기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미국팀은 1985년 동독 선수들이 세운 이 종목 기록(41초37)을 무려 27년 만에 갈아치우고 포효했다. 미국의 강력한 맞수 자메이카는 41초41로 자국 신기록을 작성했으나 은메달에 머물렀다. 동메달은 42초04를 찍은 우크라이나에 돌아갔다. 여자 200 우승자 펠릭스와 100 은메달리스트 지터를 앞세운 미국은 초반부터 압도적인 속도를 자랑하며 자메이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미국은 펠릭스가 뛴 2코너부터 자메이카와의 격차를 벌렸다. 이후 200 전문 선수인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이 뛴 3번 곡선 주로에서 자메이카에 추격을 허용하는 듯했으나 바통을 물려받은 4번 주자 지터가 폭발적인 스퍼트를 뿜어내며 쾌속질주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했다. 미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부터 1996년 애틀랜타 대회까지 이 종목을 4회 연속 우승했다. 그러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바하마에 우승을 내줬고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바통 전달 실수로 레이스를 포기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바통 터치 실패로 결승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등 징크스를 톡톡히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펠릭스와 지터의 분전으로 자메이카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하며 긴 터널에서 벗어났다.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세계기록을 경신하며 최고의 호흡을 자랑했다. 올림픽 도전 3수 만에 여자 200 정상에 오른 펠릭스는 400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고 2관왕에 등극했다.

2012-08-10

[런던올림픽] 2연패<태권도 67kg급> 황경선 3회 연속 메달

2012 런던올림픽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대표팀의 승전보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여자태권도의 간판 황경선(26·고양시청)은 10일(이하 미 동부시간) 한국 태권도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복싱의 한순철(28·서울시청)도 이날 은메달을 확보하고 16년만에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날 엑셀 런던 아레나에서 열린 태권도 여자 67kg급 결승에 오른 황경선은 빈틈을 놓치지 않는 공격으로 터키의 누르 타타르를 압박하며 12-5로 완승했다. 1라운드 초반 얼굴 공격을 주고받아 3-3으로 맞섰지만 이후 황경선이 주먹과 발차기로 몸통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켜 5-3으로 앞서 나갔다.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황경선은 왼발로 타타르의 얼굴을 가격해 비디오판독 끝에 3점을 보탰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이후 황경선은 차분하게 점수를 쌓아 2라운드 마칠 때에는 11-4까지 달아나며 '금빛 예감'을 했다. 이로써 황경선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같은 체급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금메달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서울체고 3학년이던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자 남녀를 통틀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태권도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런던올림픽 태권도에서 한국의 첫 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복싱의 한순철은 이날 엑셀 런던 아레나에서 남자 복싱 라이트급(60㎏) 준결승에서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20·리투아니아)를 18-13 판정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승배 현 복싱대표팀 감독이 은메달을 딴 이후 16년 만이다. 한순철이 오는 12일 열리는 결승에서 바실 로마첸코(우크라이나)를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면 1988년 김광선, 박시헌 이래 24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따게 된다. 한순철(178㎝)은 자신보다 14㎝나 작은 페트라우스카스를 맞아 리치(팔을 뻗쳐 닿는 거리)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좀처럼 접근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또 링을 크게 돌면서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1라운드를 5-4로 마쳤고, 2라운드에서도 상대의 허점을 노려 정확한 스트레이트를 꽂아 넣으며 승리로 연결시켰다. '요정' 손연재(18·세종고)도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손연재는 이날 웸블리 아레나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이틀째 곤봉, 리본 경기에서 각각 26.350점, 28.050점을 획득했다. 전날 후프, 볼 종목에서 받은 55.900점을 합쳐 4개 종목 합계 110.300점을 받은 손연재는 참가한 24명의 선수 중 6위를 차지해 10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신동찬 기자

2012-08-10

[런던올림픽] 박주영 결승골 독도까지 쐈다…홍명보호, 일본 2-0으로 꺾고 사상 첫 동메달

말이 필요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10일 카디프밀레니엄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런던올림픽 축구 3, 4위전에서 숙적 일본을 2-0으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대표팀은 병역특례 혜택도 받게 됐다. 고대하던 첫 골은 와일드 카드 박주영(아스날)의 발에서 나왔다. 전반 38분 후방에서 길게 날아온 볼을 받은 박주영은 단독 드리블에 나섰다. 허겁지겁 달려온 일본 수비수 4명이 박주영을 에워쌌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수비수를 앞에 두고 네 번의 섬세한 볼 터치로 수비수를 속이더니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일본의 골 그물을 흔든 것. 전반을 1대 0으로 마친 한국은 한 골로 만족할 수 없었다. 반격에 나선 일본의 후방을 노린 한국은 후반 12분 역습을 펼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볼을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끈질기게 달라붙은 일본의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꽂았다. 선수들은 구자철의 골 이후 모두 벤치 앞으로 달려가 벤치 멤버와 마주 보며 '만세 삼창'을 외치는 광복절을 기념하는 듯한 세러머니를 펼쳤다. 후반 15분에도 김보경의 슈팅이 골키퍼 손을 스치고 골대 오른쪽 기둥을 맞고 나오는 등 일방적으로 일본 진영을 휘저었다. 홍 감독은 후반 23분 지동원을 빼고 수비 가담 능력이 좋은 남태희(레퀴야)를 오른쪽 날개로 투입했고, 후반 35분에는 체력이 떨어진 박주영 대신 김현성(서울)을 투입해 승리 굳히기에 나섰다. 한국은 32분 일본의 코너킥 상황에서 요시다 마야(VVV 펜로)에게 헤딩골을 내줬지만 골키퍼 반칙이 선언돼 노골로 선언되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홍 감독은 승리를 예감하며 후반 44분 구자철 대신 이번 대회에서 아직 뛰지 못한 수비수 김기희(대구)를 투입해 선수 전원이 병역 혜택을 받도록 지원했다. 대표팀은 이번 메달로 병역특례 혜택뿐 아니라 15억2000만원의 포상금도 받게 됐다. 강이종행 기자 kyjh69@koreadaily.com

2012-08-10

통쾌, 유쾌, 상쾌…드라마같은 해피엔딩

10일 LA한인타운은 며칠 앞서 미리 광복절을 맞은 듯한 벅찬 환희로 들썩였다. 일본과의 경기라면 유독 피가 끓어오르는 한인들에게 이명박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의 대통령 독도 방문을 강행, 한·일 관계가 급랭하는 시점에서 벌어진 한·일전은 '절대로 패하면 안되는 경기'일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승리의 기쁨도 컸다. 경기 종료 뒤 풀썩 주저앉은 일본 선수들을 배경으로 태극전사들이 대형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순간, 관중석에선 소형 태극기가 펄럭였고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글도 보였다. 많은 한인들의 눈가는 촉촉히 젖었다. ▶결승보다 더 짜릿 한·일전 승리를 지켜본 한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올림픽 축구 사상 첫 동메달보다 일본을 이긴 것이 더 기쁘다"며 싱글벙글. 축구광이라는 김봉식씨는 "준결승에서 한국과 일본이 패해 한·일전이 성사될 때만 해도 일본에 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올림픽 첫 4강 진출에 일본을 이기고 동메달을 따내는 기막힌 해피엔딩은 어떤 각본으로도 만들 수 없는 드라마"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바쁘다, 바빠 한인 식당들은 한·일전 전날부터 대표팀 선수들 못지 않게 바쁜 날을 보냈다. 좌석 예약부터 경기중계 여부 문의로 전화통에 불이 났기 때문. 인터넷 채널을 TV로 연결하는 등 '경기 준비'에 만전을 기하느라 직원들은 쉴 틈이 없었다. 버몬트와 7가 인근 한 식당 주인은 "식당이 넓은 편이라 TV와 먼 자리에 앉으면 시청이 불편하기 때문에 테이블 배치를 다시 했다.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손님들이 몰려 일손이 모자랄 정도였다"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많은 식당들은 점심시간인데도 맥주 등 주류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모처럼의 대박을 구가했다. ▶남자보다 더 열성 김지은씨는 2명의 여성 친구와 응원을 위해 식당을 찾았다. 김씨는 경기 시작 전 "여자라고 축구에 관심 없을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어지간한 남자들보다 열성적으로 올림픽 축구를 빠짐없이 챙겨봤다. 특히 한·일전은 절대 놓칠 수 없어 간만에 축구 광팬 셋이 뭉쳤다"며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김씨 일행은 불판의 고기가 타는 것도 모르고 TV에 시선을 고정시키며 열성 팬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떠나온 가족 생각 유학생 김대영씨는 "한국을 떠나온 뒤로 오늘만큼 한국인임을 자랑스레 여긴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펄럭이는 대형 태극기가 눈가를 촉촉히 적셨다"고 채 여운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감격을 전했다. 그는 "정신없이 응원을 하다보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어졌다. 고등학생 동생도 방학이라 모두 거실에 삼삼오오 모여 경기를 시청했을텐데 나 혼자 외지에서 보려니 씁쓸한 느낌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빈 인턴기자

2012-08-10

"아버지 유골 재 몰래 반입…64년전 메달 딴 곳에 뿌려"

한 호주 여성이 60여년 전 올림픽 메달을 딴 아버지의 유골을 추억의 경기장에 뿌리고 온 사연을 털어놔 화제를 모았다. 10일 AFP통신에 따르면 로빈 글린(여·호주)은 아버지 조지 에이버리를 화장하고 남은 재를 9일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 가져갔다. 아버지의 유골을 몰래 경기장으로 반입한 것은 그가 1948년 런던올림픽 당시 바로 이 곳에서 세단뛰기 은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조국에서 열린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지켜보며 에이버리를 영광의 장소로 다시 모셔가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글린은 호주 A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2000년에 아버지를 다시 이곳으로 데려오기로 결정했다"며 "아버지는 런던에 다시 오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불행히도 몇 년 전 세상을 뜨는 바람에 직접 오실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린은 포기하지 않고 자매, 남편, 자녀 등 온 가족과 함께 세단뛰기 결승 일정에 맞춰 2012 런던올림픽 입장권을 예매한 뒤 2006년 숨진 아버지의 유골을 갖고 입장하는 데 성공했다. 글린은 "사실 우리는 아버지를 몰래 모시고 들어갔을 뿐 아니라 트랙 가까이 내려가 아버지를 화장하고 남은 재를 바람에 날리기까지 했다"라고 전했다. 재는 정확하게 세단뛰기 도움닫기 트랙에 흩뿌려졌다고 글린은 밝혔다.

2012-08-10

3회 연속 출전 금 '2' 동 '1'…종주국 태권도사 새로 썼다

태권도 여자 67㎏급에서 대회 2연패를 이룬 황경선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태권도의 에이스다.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2005년 마드리드대회에 이어 2007년 베이징대회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력도 화려하다. 무엇보다 황경선은 한국 태권도의 올림픽 도전사에 한 획을 그은 선수다. 황경선은 런던 대회 참가로 3회 연속 올림픽 무대에 섰다. 선수층이 두터운 태권도 종주국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2회 이상 올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태권도 선수도 황경선과 이번 대회 남자 80㎏초과급에 나서는 차동민 둘 뿐이다. 황경선은 출전에 그치지 않고 2004년 아테네 대회 동메달, 2008년 베이징 대회 금메달에 이어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3회 연속 메달, 2회 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황경선은 서울체고 3학년 때인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 한국 태권도 사상 고교생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올라 메달리스트가 됐다. 올림픽 태권도에서 3회 연속 메달을 수확한 여자 선수는 전 세계에서도 황경선이 처음이다. 남녀를 통틀어서는 미국의 스티븐 로페스(금2, 동1)와 이란의 하디 사에이(금2, 동1)에 이어 황경선이 세 번째다. 언니 황경애도 서울체고 2학년 때인 2000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웰터급 1위를 차지하는 등 함께 선수로 활약했던 '태권도 자매'다. 여섯 살 때 아버지의 권유로 태권도를 알게 된 황경선은 양정초등학교 4학년 때 본격적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12-08-10

거친 몸싸움과 강한 압박 '집념의 승리'

상대를 압도하는 거친 태클과 최전방 공격진부터 이어진 강한 압박. 일본의 예봉을 꺾기 위해 홍명보 감독이 구상한 ‘작전의 승리’였다. 태극전사들은 90분 내내 상대 공격수의 발을 묶는 압박 수비와 강한 태클로 일본의 공격 예봉을 무디게 만들었다. 대표팀은 이날 일본을 상대로 17개의 반칙을 범하고 옐로카드도 4개나 받았다. 기성용은 전반 23분 상대의 역습을 강한 태클로 막아내 첫 옐로카드를 받았고, 전반 34분에는 ‘주장’ 구자철도 깊은 백태클로 옐로카드를 추가했다. 특히 구자철의 반칙으로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몸싸움 일보 직전까지 가는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는 등 태극전사들은 조별리그와 8강, 4강전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터프함’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선수들이 초반부터 강한 몸싸움을 펼친 것은 홍명보 감독의 작전이었다. 미드필더의 정교한 패스를 앞세워 골을 만들어가는 일본의 경기 운영 방식을 막고자 홍 감독은 패스가 이어지기 전에 미리 반칙으로 끊어버리는 전술을 사용했다. 더불어 최전방부터 포백까지 간격을 좁혀 일본이 패스를 쉽게 하지 못하도록 강한 압박에 나선 것도 승리의 요인이 됐다. 박문성 SBS 해설위원은 “초반부터 거칠게 상대를 다루고 최전방 공격수부터 강하게 압박을 한 전술의 승리였다”며 “볼을 예쁘게 차는 일본 선수들도 한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에 위축돼 제대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에 전체적으로 라인을 일본 진영으로 바짝 끌어올려 패스 플레이를 이어간 뒤 수비 뒷공간으로 볼을 투입하는 전술도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승리를 향한 태극선사들의 의지가 일본을 압도한 것도 이날 승리의 밑거름이 됐다. 동메달 포상금 '대박' 대표팀에 15억2000만원 사상 첫 올림픽 동메달 획득에 성공한 18명의 태극전사와 코칭스태프가 명예와 부를 한꺼번에 손에 넣었다. 지난 4월 대한축구협회는 런던올림픽 본선 성적에 따라 6억4000만원(8강)-8억8500만원(4강)-15억2000만원(동메달)-21억4000만원(은메달)-31억3000만원의 포상금을 책정했다. 당시에는 꿈만 같은 ‘당근책’이었지만, 꿈은 이루어졌다. 코칭스태프의 포상금은 홍명보 감독이 가장 많은 1억원으로 가장 많고 김태영 수석코치(8000만원), 박건하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 세이고 이케다 코치(이상 7000만원) 등도 혜택을 받는다. 또 선수들은 활약에 따라 4등급으로 분류돼 4000만원~7000만원까지 나눠갖는 등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게 됐다. 여기에 축구대표팀은 한국선수단에 책정된 동메달 포상금 3억1400만원도 추가로 받는다. 홍명보 감독은 2400만원, 선수는 1인당 1500만원씩 지급된다. 태극전사 전원 '병역 혜택' 태극전사들이 전원 병역 혜택이라는 보너스도 받게 됐다. 현재 병역법 시행령상 올림픽 동메달 이상이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운동선수는 4주간 기본군사교육을 이수한 뒤 3년간 해당 종목에서 선수나 코치로 활동하면 병역의무를 다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수활동과 해외진출에 걸림돌 중 하나였던 병역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모나코에서 10년 장기 체류권을 받아 병역기피 논란에 휩싸였던 박주영은 가장 중요한 선제골로 승리를 이끌어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씻어내게 됐다. 태극전사들은 2002 월드컵 4강 이후로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번번이 병역혜택 기회를 놓쳐왔다. '길 잃은 한 마리 양' 김기희 "감독님, 고마워요" 올림픽 메달에 따른 병역 특례는 단체경기의 경우 실제로 경기에서 뛴 선수에 한 한다. 대표팀의 18인 가운데 동메달 결정전 이전까지 유일하게 경기에 나서지 않은 한 명이 있었다. 김기희.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모두를 고민에 빠지게 했다. 단 1분도 그라운드에서 뛰지 못해 경기감각이 무뎌졌을 김기희의 투입을 보장하는 것은 모험이었고, 그렇다고 김기희를 철저희 배제하는 것도 홍 감독으로서는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동메달 결정전에서 경기 막판까지 한국이 일본에 2-0으로 앞서며 김기희는 편안한 상황에 투입될 수 있게 됐다. 후반 44분에 구자철과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밟은 김기희는 몸과 마음 모두가 가벼워 보였다. 태극전사 모두가 병역 혜택을 보는 순간이었다.

2012-08-10

손연재 리듬체조 첫 메달 '꿈'…태권도 황경선 올림픽 2연패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결선에 오른 ‘요정’ 손연재(18)가 내친김에 역사적인 첫 메달에 도전한다. 손연재는 11일 오전 7시30분(시카고 시간)부터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10명의 경쟁자와 메달을 놓고 마지막 결선 연기를 펼친다. 예선에서 후프, 볼, 곤봉, 리본 4개 종목 합계 110.300점을 받고 6위로 결선에 오른 손연재는 3위부터 10위까지 8명의 선수가 3점 이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친 점을 고려할 때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만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예선 3위인 알리야 가라예바(아제르바이잔·111.850점)와 손연재의 격차는 1.550점에 불과하다. 손연재가 후프와 볼, 리본에서는 상위권 성적을 받은 만큼 곤봉에서 실수를 줄인다면 시상대에 오르는 영광을 누릴 수도 있다. 예선에서 슈즈(신발)가 벗겨지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면서 8.900점에 머문 곤봉 실시점수를 9점대로 끌어올려야 메달의 꿈도 가까워진다. 김지희 대표팀 코치는 “예선은 10일로 끝났고 결선은 또 다른 무대”라면서 “떨리는 상황에서도 연재가 리본에서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인 만큼 실수를 줄인다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바라볼 만하다”고 말했다. 태권도에서는 이번 대회 한국팀 첫 금메달이 나왔다. 황경선(26)은 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2회 연속 우승을 이뤘다. 황경선은 이날 열린 여자 67㎏급 결승에서 누르 타타르(터키)를 12-5로 꺾었다. 서울체고 3학년이던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황경선은 여자 선수로는 처음이자 남녀를 통틀어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태권도에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복싱의 간판 한순철(28)도 결승에 진출, 은메달을 확보했다. 한순철은 라이트급(60㎏) 준결승에서 에발다스 페트라우스카스(20·리투아니아)를 18-13 판정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이로써 한순철은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이승배 현 복싱대표팀 감독 이후 16년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남자 복싱 결승에 진출했다. 또 권투에서 1988년 24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바라보게 됐다. 한순철은 12일 오전 8시(시카고 시간) 바실 로마첸코(우크라이나)와 금메달을 놓고 결승전을 치른다. 한편 한국은 10일 금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추가, 금메달 13, 은메달 7, 동메달 7로 국가별 종합 순위 5위를 지켰다. 박춘호 기자 polipch@koreadaily.com

201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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